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신촌 순례길' 출범
담당자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아 서울 신촌 일대에 기독교 유산을 따라 걷는 신촌 순례길이 공식 출범했다. 선교사의 발자취와 초기 한국교회의 흔적을 따라가는 이 길은 역사와 신앙을 잇는 새로운 순례의 장이 될 전망이다.
(사)한국순례길은 지난 3월 25일 서울 마포구 신촌성결교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촌 순례길의 코스와 방향을 발표했다. 단체는 신촌 일대에 남아 있는 기독교 선교 유산을 널리 알리고, 이를 통해 다음 세대가 복음의 역사를 이어가도록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에 조성된 순례길에는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비롯해 선교사들의 열정으로 설립되어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여러 교회들이 이름을 올렸다. 성결교 위주의 코스가 많지만 예장 통합 소속 교회 중에는 서교동교회(권철 목사 시무)와 동막교회(곽재욱 목사 시무)가 포함됐다.
서교동교회는 1895년 언더우드 선교사와 기포드 부인에 의해 설립됐으며, 당시 잔다리교회로 불리며 지역 복음화와 교육에 앞장섰다. 1906년 소학교를 설립해 청년 교육을 시작하고, 문맹퇴치를 위한 야학도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에 헌신해왔다.
동막교회는 1904년 북장로교 선교사 사무엘 무어가 세운 교회로, 백정 등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복음을 전하며 신분제 철폐에 기여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순교자 조경의 장로를 배출하는 등 한국 교회사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왔다.
한국순례길은 설립 2년 차를 맞은 비영리단체로, 현재 전국 12개 지구에서 지역별 순례 코스와 신앙 유산을 발굴하고 있다. 단체는 향후 유네스코 근대문화유산 등록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순례길 정책위원인 장헌일 목사(신생명나무교회)는 "다음 세대들이 역사적 성지 순례의 길을 통해 차별과 아픔과 가난을 이겨낸 복음의 역사를 계승하길 바란다"며 "국가유산청이 작년 5월 출범했다. 등록된 불교 사적은 970곳이나 되지만, 기독교는 3곳에 불과하다. 근현대사의 중요한 기독교 종교유산을 발굴하고 국가유산으로 공유 할 수 있도록 근대종교문화유산보존에 관한 법률이 속히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열린 감사예배는 박노훈 목사의 인도로 권철 목사의 기도와 우영수 목사(서교동교회 원로)의 역사의 향기 따라 제하의 설교 순으로 진행됐다.
한국순례길 고문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 기독교 순례길은 사람들을 힐링시키고 영감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무지한 조선 여인들을 깨우치기 위해 설립된 이화학당과 연희학교, 한국의 무디 이성봉이 전국을 다니며 성령의 불을 일으킨 곳들, 그리고 양화진은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역사와 흔적이다. 이러한 구슬들을 잘 꿰는 계기가 마련되어서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밝혔다.
신촌 순례길은 총 네 코스로 구성
1코스(4.4km): 합정동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극동방송-서교동교회-언더우드기념관-신촌성결교회-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가 기념관
2코스(5.8km): 이성봉 목사 모노드라마 관람-신촌성결교회-연세대 언더우드가기념관-이화여자대학교-동막교회
3코스(성결교회 역사의 길): 아현성결교회 경성성서학원-황토현·무교동전도관·성결교회 설립지-구리개전도관·체부동교회-신수동교회-신촌성결교회
코스(이성봉 목사 부흥의 길): 신촌성결교회-임마누엘기도원-수원교회-목포북교동교회-신안 암태교회-임자도교회- 문준경 전도사순교기념관(증도)